안산 새생명태국인교회 사역을 중심으로


현대사회는 세계화로 막대한 변화를 겪었으며,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선교사역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는 시점이다. 특별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지금껏 우리가 감당해 온 선교를 재정비하는 상황으로 이끌었고, 새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도록 만들었다. 구약과 신약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선교하시는 하나님은 '이주'를 명령하신 하나님 그리고 몸소 '이주'하신 하나님이시다. 따라서 하나님의 선교는 '이주'하거나 '이주'를 당하여 선교하는 것과 '이주'한 사람들을 선교하여 '이주'시키는 것이다. 이사야서 66장 18~21절에 근거한 성경적 이주민선교의 역파송은 본토로 돌려보내는 것을 넘어서 제3국, 즉 타문화권과 세계 열방으로 파송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 새생명태국인교회는 이 말씀에 근거한 성경적 역파송을 위해서 로드맵에 따른 단계적 실천을 하고 있다. 먼저는 공동체 사역을 통해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여 성도들이 말씀과 기도로 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태국 현지 신학교들과의 연계 사역을 통해 신학교 정규과정을 열고, 국내 태국 이주근로자들을 도전하여 2023년 현재까지 17년간 70명이 넘는 신학생들을 배출하였다. 그중 졸업생을 중심으로 태국 현지에 6개의 교회가 개척되었고, 1개의 기존 교회에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태국 북부지역에서는 졸업생 다수가 지역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있으며, 대만과 이스라엘에서 태국 이주민교회 예배 사역을 감당하고도 있다.
개척한 6개의 교회 중 1개의 교회는 기존 교단에 소속했고, 나머지 5개의 교회는 연합하여 '태국 복음주의 연맹(EFT)' 산하에 새생명비전교회연합(옹껀 크리스짝 니밋 치윗마이)이라는 이름으로 교단을 세웠다. 이 교단은 현지 교회의 자발적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선교를 목적으로 세워졌다. 본 교단의 새생명비전방콕교회는 속지에서 속인 개념을 적용하여 타문화권 선교로써 방콕 람썽 지역의 캄보디아 근로자 선교를 감당하고 있다.
새생명태국인교회 역파송의 특이성은 태국 이주민이 역파송을 받는 차원을 넘어서 그들 스스로가 역파송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 있다. 본래 그리스도인이었던 태국인이 아니라 한국에서 처음 주님을 영접하고 회심한 태국인 그리스도인들이 신학을 공부하고 태국 현지에 교회 개척과 더불어 교단을 설립하여 선교사 파송구조를 세우고, 교단 차원에서의 지속 가능한 타문화권 선교를 조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라오스 아웃리치를 통한 단기선교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목회자 및 평신도를 위한 전략적 선교사역 훈련으로 BAM(Business as Mission)을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 법인회사(New Life Corporation Ltd.)를 설립하고 커피 프렌차이즈(Cafe Vie Nouvelle) 사업을 통해 14개의 가맹점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한국의 중고 의류 및 가방, 신발, 모자 등의 폐자원을 자립자원으로 활용하여 중고 의류 아울렛(New Life Outlet) 가맹점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립교회 개척 모델로 소개할 계획이 있으며, '자립(自立, Self-support), 자치(自治, Self-government), 자전(自傳, Self-propagation)'을 넘어서, '자신학화(自神學, Self-Theologizing)'와 '자선교신학화(自宣敎學, Self-Missiologizing)'에 대한 도전으로 현지 사역자인 쏨밧 목사와 또노 목사가 목회학 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역이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새생명태국인교회의 '교회 개척 로드맵'은 총 4단계(12년)로, 개척기·정착기·성장기·확장기로 나누어지며 사역을 후원하는 한국교회와 깊은 연대를 강조한다. 첫 번째 단계인 '개척기(3년)'는 한국교회가 인큐베이팅하는 단계로, 전적으로 재정과 인적 자원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예컨대 외부에 시설을 임대하여 쉼터를 포함하여 설계하고, 임대료와 사역자의 사례비까지 감당하여 이주민교회 개척 사역자가 전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전도 전략으로 한국어 강의와 노무 관련 상담, 의료 상담 및 지원 등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쉼터 사역이 필요한 이유는 이주근로자가 한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3년 정도로,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서 성경적 세계관이 그들 안에 심어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제한적이다. 그래서 쉼터를 통해 24시간 하나님의 말씀을 나눌 수 있는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하나의 조건이 있다. 사역자가 상주해야 한다. 사역자 없이 쉼터만 운영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실제 교회 쉼터에서 술판, 도박판이 벌어진 사례가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정착기(3년)'이다. 개척기에는 전도에 전념하고, 이를 통해 회심한 지체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무장시키고 이들이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세워나가는 단계이다. 그 다음 단계인 정착기에는 성도들에게 교회의 임대료와 사역자 사례비의 50% 정도라도 부담을 갖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인큐베이팅해 준 한국교회의 경제적 지원은 줄여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립, 자치, 자전의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성장기(3년)'로, 이 시기에는 어느 정도 자란 성도들에게 풀타임 사역에 대한 비전을 갖게 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지 신학교 또는 한국의 신학교와 MOU 등을 맺고 신학 공부를 도전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개척한 새생명태국인교회는 태국의 방콕 BBS신학교와 방콕 TPS신학교와 협력하여 국내에서 태국인근로자들이 현지 신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확장기(3년)'이다. 이 시기는 신학을 공부한 성도들이 태국에 귀국하여 현지 교회를 개척하는 단계이며, 또한 타문화권 선교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시작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인큐베이팅해 주었던 한국교회는 이주근로자 성도가 개척한 현지 교회에 단기선교팀을 보내서 목회를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목회적·사회적 역량과 입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가 된 이주근로자 성도와 함께 주변 국가로의 단기선교를 계획하여 타문화권 선교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국내 이주민선교는 곧 세계선교이며, 열방선교이다. 선교하시는 하나님은 세계화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통해 한국교회를 향해 선교사역의 전환을 요구하셨다.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국내로 역이주했으며, 다시 선교지로 나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것을 세계화에 따른 이주민 팬데믹 차원으로 해석하여서, 한국 선교계가 국내 이주민선교의 역파송(Reverse Mission) 전략으로 사역을 전환하여 하나님의 선교 완성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홍광표 목사 _ 새생명태국인교회 담임, KIMA 태국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