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대한감리회(The Korea Methodist Church, 이하 KMC)는 1930년 제1회 총회에서 웨슬리의 신학을 토대로 사회신경을 채택하고 이를 신앙의 실천적 목표로 삼아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는 데 이바지하여 왔다. 그래서 인종의 동등 권리와 동등 기회를 믿고, 인종과 국적의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여 왔다. 이러한 사회선교 정신은 해방 이후 70년대 산업선교로 이어져 왔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으로 온 이주 노동자들의 선교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후, KMC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과 삶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주민선교에 공헌한 곳은 아마도 경남 이주민센터(이철승 목사)이다. 이철승 목사는 1998년부터 경남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지킴이와 피난처 역할을 해왔고, 지금은 이주민의 다양한 욕구와 필요에 부응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각 지역에서(△대전 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김봉구 △천안 하늘중앙교회 다문화센터/유영완 목사 △금촌 외국인노동자선교교회/박예식 목사 △부천 이주노동자복지센터/송연순 △포천 이주민센터/김달성 목사 등) 지역의 특성에 맞게 활발한 선교를 펼치고 있다.
KMC의 이주민 사역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한 부류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목회하는 지역교회이다. 이들은 주로 예배와 복음전파 그리고 제자화하여 역파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하나는 주로 센터나 복지관을 위탁받아 한글교육 및 각종 상담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는 기관 사역이 있다. 현재 이주민 교회와 기관을 합하면 100여 곳에 이른다. 그동안 각 교회나 기관별로 사역하다가 교단에서 2015년 11월 본부선교국 산하에 '이주민선교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를 계기로 좀 더 체계적인 이주민선교와 선교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이주민선교 세미나'를 개최하고 지역 탐방을 하면서 이주민선교의 필요성을 알리고 사역을 컨설팅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또한 국내이주민선교사 제도 시행을 앞두고 '다문화시대의 선교전략'이란 주제의 정책 세미나와 선교국 주관으로 '국내 이주민선교 학교'도 개설하게 되었다.
지난 2021년 34회 총회 입법의회에서는 감리회 세계선교의 지형과 전략에 있어서 크게 기대할 만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그것은 바로 '국내 이주민선교사' 제도의 신설이다. 2017년과 2019년 입법 개정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마셨던 국내이주민선교사 제도의 신설은 지금까지 세계선교의 공간을 "해외(국외)"로만 국한했던 '국외선교사 관리규정'을 '세계선교사 관리규정'으로 대체하면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이주민의 시대를 맞이하는 한국을 '땅끝', 즉 새로운 선교지로 인식하도록 선교의 지평과 패러다임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개정된 시행세칙에 따르면, 국내이주민선교사는 만 60세 이하 전·현직 선교사로서 8년 이상의 선교사 경력자가 지원이 가능하며, 선교사자격인준심사에서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아직 보완할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해외선교사 경력이 없어도 한국에서 이미 오랫동안 이주민 사역을 담당해 온 분들도 있는데, 이들은 아직 국내이주민선교사에서 제외되고 있다. 하여 차후에 이들도 국내이주민선교사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계는 나의 교구다"라고 외치며 선교했던 웨슬리 목사님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할 우리가 국내 체류 외국인 이주민들을 단지 개종의 대상이나 돌봐줘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다면, 우리도 과거 제국주의의 선교를 답습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이창갑 목사_기독교대한감리회 이주민선교위원회 위원장, 안산다문화선교센터 대표, 서안산시온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