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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간증할 기회를 주심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필리핀 남수리가오주 디나가트섬(Dinagat Island)에서 왔으며, 세 명의 자녀를 둔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2년 전에 저는 한국의 어느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계약기간이 끝난 후 회사에 계약연장 제안을 받았는데, 도합 5년 정도를 더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첫 근로계약이 만료된 후 3개월간의 휴가를 받게 되어 필리핀에 가족을 보러 갈 수 있었습니다. 휴가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가장 먼저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매일 밤마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찬양했고 하나님을 예배했습니다.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체류할 당시 암미외국인교회(암미선교회, 김영애 선교사)에 출석했습니다. 암미선교회는 외국인근로자, 다문화 가정들을 섬기며 선교하는 선교단체이자 외국인교회입니다. 또한 주일마다 5~6개국에서 온 외국인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다국적 공동체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배웠던 신앙적 지식을 가족에게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들이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을 더욱 알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 머무는 3개월 동안 가족들의 믿음을 튼튼한 기초 위에 세우는 것이 저의 목표였습니다.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입니다. 필리핀 국경은 폐쇄되었고 한국행도 막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란 힘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저의 고용주가 저와의 계약을 파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소망을 품고 계속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이 제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언제나 나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계획이 필리핀에 있는 교회에서 성도들의 성장을 돕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필리핀에서 고향의 지역교회에 출석했습니다. 어느 날, 담임목사님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목사님은 제게 그룹 성경공부를 인도해줄 수 있냐고 물으시며, “셀리더가 잘 도와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바로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암미교회에서 배운 것들이 여전히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성경공부 첫날, 아이들을 포함해 스무 명가량의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성경공부를 할 생각에 흥분한 모습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들의 관심과 열정에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성경공부를 하는데, 모임이 마치자 한 멤버가 제게 다가와 “당신은 목사가 되어야 할 사람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담임목사님이 저를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곤 셀그룹 리더를 맡아줄 수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기존의 셀리더가 다른 셀그룹으로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셀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며 큰 기쁨을 누렸기에 그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역에 봉쇄조치가 시행되었고, 교회 모임인원도 성도의 50%만 허락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 모임을 오전반과 오후반 두 개로 나누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오후 예배에서 두 번이나 설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제게 아주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매주 수요일 기도모임을 가지며 여러 차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교회에도 초청을 받아 말씀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하나님은 계속하여 저를 사용하셨습니다. 저는 한국으로 다시 가기 전, 셀그룹 멤버들을 집에 초대하여 좋은 음식을 대접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통해 그들을 복되게 하신 것에 대한 감사 표현이었습니다.
또 하나 감사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저희 가정에 새 생명이 태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에게 남자아이를 주셨고, 새로운 사업도 허락하셨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사업은 번창하고 있으며, 수입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제게 주신 기회들로 인해서 감사드립니다. 영원한 형벌로부터 저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저를 2년 동안 필리핀에 머물게 하셔서 제가 한국에서 배웠던 것을 필리핀 형제들과 나누도록 하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창세 전부터 나를 위해 준비하신 선한 일의 일부분임을 압니다.
한국에 머물면서 교회 성도들과 가족들이 무척 그립지만, 주님의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주님의 포도원에서 섬길 수 있는 특권을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엡 2:10)
프라닐(Franil) 집사 • 암미외국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