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다문화교회에 대한 개인적 견해 몇 가지를 공유할 것이다. 먼저 하나는 다문화교회와 다민족교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형태의 교회가 모두 중요하지만, 다문화교회가 되는 것은 다민족교회가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만약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 중 ‘유색인종’이 있다면, 다민족교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다문화교회는 단순히 피부색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에 의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에 달려있다.
문화가 이미 혼합된 곳에서 인종적으로도 다양해지는 일은 실제로 어렵지 않게 일어난다. 같이 먹고, 일하고, 공통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다문화교회에 아시아인·아프리카인·러시아인·영국인 등 다민족 그룹이 오면 이미 전개되어 있는 다문화에 수월하게 적응해 나간다. 이는 이들이 타문화를 수용하고 격려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문화교회는 단일문화교회보다 성장 속도가 더 느리다. 여러 민족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참여시키면 교회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건강한 다문화교회는 투명한 신뢰와 문화 관계 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이주민선교 사역자들 가운데 만약 목표가 성장이라면,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를 동종 집단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것은 오랫동안 선교학에서 인정되어 온 사실로 ‘동종집단 원리’라고 불린다. 그러나 다문화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에 더욱 영향을 미치는 것에 가치를 두고자 한다면,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멀리 가는 것을 택해야 한다.
이주민선교 사역자는 여러 다문화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를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 필자는 이에 대하여 몇 가지 실제적인 제안을 하려 한다.
첫째로, 포용적인 문화를 창조하라고 제안한다. 이주민선교 사역자는 특정 문화·민족·인종적 그룹이 교회의 목회 스타일(예컨대 음악, 구조, 기도의 형태 등)을 지배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도리어 교회의 목회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맞추어진 통전적인 방향일 필요가 있다. 이때 일부 성도들은 그들의 문화나 언어에 더 긴밀하게 연결된 예배 장소를 선호하여 교회를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문화교회에 출석하는 대다수의 성도는 자신의 문화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에 참여하고자 교회에 나온다. 다문화교회 성도들은 그들의 자녀들이 더 큰 문화에 속하는 것과 감사를 배우는 것에 대해 관심이 있다. 다문화교회는 포용적인 문화, 즉 모든 사람이 환영을 느끼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둘째로,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을 보이라고 제안한다. 사람들은 그들의 피부색이나 출신지 때문에 정형화되거나 경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문화 사역자는 교회 안에서 대표되는 각 민족 집단과 문화를 향해 제대로 된 존경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곧 특정 문화를 비하하지 않고, 일을 다르게 하거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농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그들이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존중하여야 한다. 이는 한국어·영어·러시아어 등이 유일하며 유효한 언어라고 단정 짓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여러 언어로 찬양을 하는 것이다. 교회 내 다양한 사람들이 모국어로 의사소통하고 서로 축복하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 집단에게 존중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은 그들의 모국을 위해 정기적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 모임은 정기적으로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위해 기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성도들은 그들의 리더와 교회가 자신의 출신 국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 큰 위로를 얻는다. 만일 어느 나라가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면 기도뿐 아니라 물질적 도움을 보내는 것에 대해 리더가 제안하고 주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셋째로, 이주민 성도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라고 제안한다. 그리고 새로운 이주민이 교회와 문화에 통합되는 것을 돕는 전략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민, 통역, 수업 등의 문제를 도와주는 것은 우리나라에 오는 이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또한 사역자는 이민 논쟁에 대한 개인적·정치적 감정을 제쳐두고 사람들의 필요를 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이주민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그들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가장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의 다양성을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진정한 다문화교회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리더십과 플랫폼의 다양성이다. 모든 사람이 교회의 일원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교회 생활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피부색이나 인종·민족적 배경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재능을 바탕으로 적용하여야 한다. 강단 설교, 예배 지원, 찬양 팀 봉사 등에 참여하도록 이주민 성도들에게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주인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교회를 위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예비하셨기 때문이다.
아르촘 목사 • 상트페테르부르크 신학대, 러시아에서 승리교회 개척, 일산글로벌승리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