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스포라신문은 매월 김성훈 선교사의 저서 <마지막 시대의 모략: 디아스포라> 본문의 일부를 발췌하여 게재한다. 이번 호는 본서의 4장 '디아스포라 선교의 방향과 도전 Ⅱ'을 요약하였다. 본고는 2015년 3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디아스포라포럼, GDN, 로잔이 공동으로 주최한 글로벌 디아스포라 포럼에서 발제된 제3세션 'Toward Strategic Directions'을 요약·발췌한 것이다. 더불어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아시아적 선교 전략에 대해 논의한 것을 바탕으로 하였다.

선교의 전략은 근대 선교가 시작된 이후로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모색되어 왔으나 사실 신약시대부터 예수께서도 갈릴리 지역의 가버나움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 예루살렘을 오고 가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장소를 택하여 인류 구속의 전략을 치밀하게 계획하신 사실을 신약의 사복음서를 통해 알 수 있다. 전략에서 중요한 점은 구체적인 것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 그 자체이며, 목적을 완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과 방법이 곧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선교훈련 교재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카이로스> 4판 5과 선교 전략 부분에 보면, 기독교 조직에서 전략이란 어떤 나라에서 특정한 종족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결정하는 총체적 접근을 의미한다. 전략에는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표준 해결(Standard Solution) 전략: 과거에 특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열매를 거둔 경우로, 각 지역에서 약간의 상황화를 거쳐 적용이 가능한 전략이다.
성령 전략(Being in the way): 이 전략은 하나님의 일에 그리스도인이 동역할 때 인간의 계획이 필요 없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계획은 때때로 성령님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개별적 해결(Unique Solution) 전략: 가장 좋은 접근법이다. 이 전략은 다양한 종족의 상황과 문화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전략을 그 상황에 맞추는 것이다.
피터 와그너(Peter C. Wagner)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네 가지 고려사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바른 목표: 대위임령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대위임령의 목적은 '제자 삼기'이고, 방법은 가서 세례를 베풀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선교는 목적과 방법을 혼동하여 많은 경우가 방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마태복음 28장 18~20절의 대위임령에는 '가다', '제자 삼다', '세례를 베풀다', '가르치다'라는 네 개의 동사가 나오지만, 원문 헬라어로 보면 그 중 '제자 삼다'만 동사이고 나머지는 모두 분사로 표현되어 제자 삼는 데 수반되는 행동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제자 삼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우선적인 목표이고 다른 것들은 이를 이루기 위해 제안된 방법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보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제자 양육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가는' 선교를 강조함으로써 주객이 전도된 선교사역의 오류를 오랫동안 범하였다.
바른 장소와 시기: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뿌릴 때의 비전, 즉 좋은 땅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바른 장소이다. 기를 때의 비전은 열매에 관한 것인데 이는 곧 하나님의 제자를 세우는 것이다. 많은 선교사가 높은 수준의 사역을 펼치지만, 궁극적으로 제자를 세울 수 없다면 진지하게 다른 방식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눅 13:6~9). 거둘 때의 비전은 거두어야 할 추수를 잃지 않기 위해 추수에 필요한 사람들을 세우고 그들이 적절한 때에 그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위임하는 일도 포함한다. 왕왕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바른 방법: 제자로 삼는 데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용어로 설교하는 것이 제자 삼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열매는 그 종족의 마음에 와닿는 언어로 이야기할 때 비로소 열매가 맺힌다. 그리고 혼합 종족을 사역하는 일과 단일 종족을 사역하는 일은 상황에 따라 효과 면에서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성령을 통한 지혜로운 판단이 요구된다.
바른 사람들: 하나님은 열매를 수확하실 때 완전히 무르익게는 하시지만 추수하지는 않으신다. 이 추수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하나님의 종들인 그리스도인을 통해서만 하신다. 이 말은 바른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바른 사람이란 성령으로 완전히 충만한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맥락이다(눅 24:49).
따라서 디아스포라 선교의 전략적 방향도 이 틀에서 가닥을 잡고 나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과업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위치에서 잊지 말고 추구해야 할 두 가지 가치가 있다. 첫째는 매일의 삶과 다른 사람들과의 공동체 안에서 믿음대로 살아가는 성도이자 세계를 향한 증인의 역할, 두 번째는 여전히 복음이 미치지 않은 미전도종족 가운데 그리스도의 나라를 확장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역할이다.
김성훈 선교사 _ 한인디아스포라연구소장, 유럽난민학습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