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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등록 이주민의 기도



*익명으로 기고되었습니다.


저는 서아프리카 가나와 베냉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 토고에서 왔으며, 2019년에 한국에 오자마자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자격을 신청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한국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은 그저 주님의 은혜입니다.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미군 군목이 저의 지인을 초청할 때 저도 함께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 온 후 이주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고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울러 6개월마다 갱신하여야 하는 신분증(G-1)을 받는 것도 매우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비자를 갱신하지 못해 미등록 외국인의 신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플라스틱 재활용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3D업종입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저를 버티게 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앙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저는 신약성경 빌립보서 4장 19절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라는 말씀을 늘 되뇌곤 합니다. 성경구절을 읽고 나면 금세 힘이 나고 마음이 담대해집니다. 하나님은 항상 내 삶에 무한한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처음에는 이주민으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저 자신을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이주민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특히 제가 머물고 있는 한국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이 잘되어야 이주민인 저도 안정적이고 편히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저의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모든 약속을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이루어 주시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장차 제가 복음을 전하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인생을 주관하시기에 적절한 때에 저를 들어 사용하시리라 믿습니다.

제 고향과 아프리카 대륙에 관해서 저의 미래 목표는 제 고향 토고에 성경 교육센터를 세우는 일입니다. 지금의 우리 토고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 특히 복음에 대한 가르침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저도 부족하지만, 한국에서 신앙으로 무장한 뒤 토고로 돌아가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어르신들과 어린 고아들이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보건소를 짓고 싶습니다. 그런 다음 선진국의 성장 비결, 특히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가 빠르게 성장한 비결을 연구하여 우리나라에 기여하는 기술센터를 짓고 싶습니다.


미등록 외국인들은 일할 기회를 비롯하여 합법적인 신분이 주어지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워킹홀리데이 제도와 같은 한국형 제도가 마련되어 적용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이 땅의 이주민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하루속히 열리도록 주님께 기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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