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불어권 서부 아프리카에 신학교 선교가 필요한가?
불어권 나라의 종주국 프랑스는 과거 아프리카의 20개가 넘는 나라를 식민 지배했던 역사가 있다. 1970년대 이후 경제발전에 따라, 이슬람이 주류인 북부 아프리카 구(舊)식민지에서 대규모 경제이민이 프랑스로 유입되었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사하라 이남의 프랑스령 서아프리카(Afrique-Occidentale française, AOF) 및 적도 지역 아프리카 구(舊)식민지에서 경제이민 또는 난민 자격으로 프랑스로 이주하면서, 상당수의 아프리카 디아스포라가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다. 서부 및 중부 아프리카의 일부 회교도 국가를 제외하면 이들은 주로 기독교 국가 출신이었다. 따라서 프랑스에 이주한 아프리카 기독교 디아스포라는 파리를 위시한 대도시에서 수많은 이민교회 공동체를 형성했다.
원래 서부 아프리카는 개신교 신학교나 교회 체제가 매우 빈약한지라, 프랑스에 정착한 이들 중 기독교 디아스포라 목회자들 역시 거의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로 사역하고 있다. 이처럼 바람 불듯이 개신교 인구는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목회자 사역 면에서 질적으로 열악한 조건에 있는 서부 아프리카에 ‘불어권 아프리카 목회자 신학교'(ITA/ATI)라는 선교단체가 2011년에 설립되었다. 신학교 이름에 ‘미국'(American)이 붙은 이유는 오랜 세월 미국에서 신학교육과 목회를 해왔던 한 신학자와 어느 목회자의 비전에서 선교 목적의 신학교 설립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신학교의 국제회장, 학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신학 교수진 구성에서나 교육과정이 미국 남침례교 ‘게이트웨이 신학교'(Gateway Seminary)와 밀접한 관계에 있고, 그들의 인력과 프로그램이 기본적인 틀이 되었기 때문이다.
♦ ‘불어권 아프리카 목회자 신학교'(ITA/ATI)의 특징
ITA/ATI는 체계적인 신학교 자체가 없어 개신교 선교가 취약한 서부 아프리카 현지인 목회자들을 위해 설립된 신학교육을 수단으로 선교하는 단체이다. 즉 불어권 아프리카 교회에 △올바른 복음주의 신학정립 △신앙과 지성을 갖춘 목회자 양성 △현지 목회자에 의한 교회개척 및 성장을 지원하고자 결성된 신학선교단체이다. ITA/ATI가 다른 선교단체 및 신학교와 차별되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ITA/ATI는 미국신학교의 지성·한국선교목회자의 영성·프랑스 및 아프리카 교회의 경험과 인력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최적의 선교 효과를 만들어 내는 선교단체이다. 둘째, ITA/ATI는 뛰어난 미국 신학교 현지 교수와 신학박사 십여 명을 교수진으로 갖추어, 과목마다 한두 명의 교수가 전적으로 교육의 질과 가치를 보장하는 교육기관이다. 셋째, 아프리카(아비장 Abidjan, 다카르 Dakar) 및 프랑스(파리)에서 수십 년 사역했던 연륜 있는 현지 선교사 목회자들이 △각 지역 신학교를 직접 운영 △현지 교회 및 목회자의 영적·문화적 필요성을 고려 △상호문화적 입장에서 현지 교회 및 목회자들과 긴밀한 협조를 이루면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선교훈련기관이다.
♦ 프랑스에 정착한 아프리카 기독교 디아스포라 목회자를 위한 사역
아비장(2012), 다카르(2016)에 이어 파리에도 ITA/ATI가 2017년 11월에 설립되었다. 아프리카 선교 차원에서 전략적 위치에 있는 파리에 ‘불어권 아프리카 목회자 신학교’의 필요성이 점진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필자는 파리 ITA/ATI의 교장으로, 파리대학 및 노쟝신학교·보쉬센신학교 등에서 오랜 세월 최고 학위를 공부하였다. 지난 38년간의 프랑스 현지인 대상 목회 경험과 수년간의 아프리카 ITA/ATI 원정 지원 경험을 토대로, 불어권 디아스포라 교회 목회자를 위한 신학교 교육에 헌신하고자 파리 근교 아르퀘이-까샹 (Arcueil-Cachan)에 세워진 침례교회 건물에서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파리 지역에만 디아스포라 교회가 400여 개로 추정되기에,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프리카 목회자에게 3년 학위과정 교육을 제공하며 지난 5년간 교장으로서 사역해왔다.
첫 수업을 시작한 지 5년만인 2022년 5월 14일, 20여 명의 재학생 중 3명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원래 ITA/ATI는 3년 과정(60학점)을 이수하면 목회사역(Christian Ministry) 학위를 수여하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사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줌(zoom)을 통해 인터넷 신학강좌를 혁신적으로 운영하면서 꾸준하게 신학교육을 지속하였다. 그 결과 파리 ITA/ATI의 첫 졸업식이 거행될 수 있었다. 졸업식 장소는 1830년대 파리 개신교 영적부흥 운동의 중심지였던 ‘테부 예배당'(Chapelle TAITBOUT, 현재 한인침례교회 소유, 이상구 목사)이었다. 이날 신학생들과 가족, 교인들, ITA/ATI 회장(Aaron Park 목사), 학장(Michael Ahn 교수), 프랑스 교단 및 아프리카 교단에서 초청받은 여러 목회자들까지 모두 50여 명이 참석하여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졸업식을 가졌다.
쉽지 않은 여러 가지 어려운 관문이 있었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파리에서 아프리카 및 인도 디아스포라 교회를 섬기는 3명의 졸업생을 첫 열매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렸다. 비전이 현실로 기적과 같이 이루어진 것처럼, 졸업생들의 사역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성장하여 프랑스에 새 교회가 많이 세워지길 간절히 원한다. 앞으로 매년 신학교육을 받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목회자들이 나올 것이다. 이런 교육공간과 사역현장이 불어권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보다 더 전문적으로 사역하길 원하는 한인 및 현지 선교지망생·교인·은퇴 후 의미 있는 선교의 삶을 원하는 실버미션 선교사에게 좋은 훈련과 경험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
필자는 졸업식에서 “쉽지 않은 여러 가지 어려운 관문이 있었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파리에서 아프리카 및 인도 디아스포라 교회를 섬기는 3명의 졸업생을 첫 열매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린다. 오늘 비전이 현실로 기적과 같이 이루어진 것처럼, 졸업생들의 사역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성장하여 프랑스에 새 교회가 많이 세워지길 간절히 원한다”고 감동을 표현했다. 이에 더하여 “앞으로 매년 신학교육을 받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목회자들이 나올 것이다. 이런 교육공간과 사역현장이 불어권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보다 더 전문적으로 사역하길 원하는 한인 및 현지 선교지망생·교인·은퇴 후 의미 있는 선교의 삶을 원하는 실버미션 선교사에게 좋은 훈련과 경험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기도 제목을 전했다.
채희석(Henri Chai) 목사 • ITA/ATI Paris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