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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무슨 선교를 하나요?”07


[기획연재] 전세계를 떠도는 순례자들


 

“캐나다에서 무슨 선교를 하나요?”라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교회 개척자(Church Planter)로 불러주셨기에, 복음 전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믿음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하나님께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게 캐나다 원주민을 향해 복음을 전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당시 캐나다는 ‘이민 가고 싶은 나라’ 또는 기독교 국가로 여겨졌기에 대다수가 선교지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제게 “캐나다에서 무슨 선교를 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2001년 여름, 위디선교회에서 파송을 받아 가족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 입국했습니다. 곧장 원주민 선교를 위하여 일할 사역지를 찾다가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밴쿠버 아일랜드의 던칸(Duncan)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땅 캐나다 원주민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유럽인들이 북미에 처음 정착했을 때 그들은 땅의 소유자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북미 원주민들은 땅을 소유하지 않고 부족별로 이용하였기 때문입니다. 프랑스가 영국과 벌인 7년전쟁에서 패배한 후, 1763년 북미 원주민들은 영국계 주민들에게 저항했습니다. 이에 영국은 서쪽이 원주민 지역(Indian Territory)임을 선포하는 왕의 칙령(Royal Proclamation, 1763)을 내렸습니다. 그로부터 13년 뒤 미국은 독립을 선언했고 90년 후에는 캐나다의 연방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서쪽 땅을 소유하고자 원주민 부족 지도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조약(Treaty)을 체결하였습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조약의 대가로 연금, 농사기술, 기근시 식량 지원 등을 약속받고 인디언 보호구역(Indian Reserve)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대부분(니스가아 부족, 트와슨 부족 제외)과 유콘 준주 외에 캐나다 국토의 35% 이상이 조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땅을 차지한 후 원주민 말살 정책을 펼쳐 원주민 가정의 어린 자녀들을 강제로 먼 곳의 기숙학교(Residential School)로 보냈습니다. 기숙학교는 천주교, 성공회, 장로교, 연합교단 등 교단에 의해 운영되었지만 원주민 아이들을 향해 신체적, 정신적, 성적 학대를 가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1996년에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이로 인하여 상처받은 수많은 원주민 가정이 생겨났습니다. 캐나다 전역의 원주민 보호구역에는 땅, 언어, 문화, 종교, 정체성, 주체성을 빼앗긴 캐나다 원주민들이 술, 마약, 자살, 상실감, 가정의 분열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백인 크리스천들은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에 세워진 교회들은 강제로 문을 닫거나 불에 타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원주민이 전도 행위에 대해 자신의 부모를 탄압했던 무자비한 서구의 신을 믿으라는 강요로 받아들였습니다. 상처받은 캐나다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어려울 일이라고 이곳 캐나다 교회에서는 이미 단정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한국인 크리스천을 통하여 복음을 회복하기 원하셨습니다. 캐나다에 정착하면서 저는 바로 원주민 교회 개척을 준비하였습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을 다니며 전도하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 하나님의 은혜로 카위찬 그레이스 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그 후에는 말라핫 그레이스 교회를 개척하여 아웃리치 사역을 하였습니다(쿨릿베이, 후애얏, 파치다트, 디티다트 사역).


카위찬 원주민교회(Cowichan Grace Church)를 개척한지 14년이 되어 현재는 여러 명의 원주민 리더십이 세워졌으며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주중 사역으로는 미니 푸드뱅크를 통해 원주민분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드리고 있습니다. 상처받고 자살 위기에 있는 청소년과 잃어버린 영혼들을 대상으로 중보기도 모임과 힐링 아워 스피릿(상담 모임) 사역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학 위원회를 조직하여 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습니다.


아웃리치 사역(Outreach Ministries)으로는 말라핫 그레이스 교회에서 매주 주일 4시에 예배를 드리고, 쿨릿베이에서 매주 화요일 3시에 예배를 드립니다. 매월 찾아가는 사역으로는 후애얏 청소년 사역과 파치다트 주일학교 사역이 있습니다. 현재 닛트넷 지역(Nitinat First Nation Band: 약 300명)에 교회를 세우려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무슨 선교를 하나요?”라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교회 개척자(Church Planter)로 불러주셨기에, 복음 전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믿음으로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하나님께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복음의 불모지에서도 하나님의 선교는 이뤄집니다.


조용완 목사 • Cedar Tree Ministries(캐나다 장로 교단) Executive Director, Grace Native Mission 대표, Cowichan Grace Church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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