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

자가 청년 시절 선교사로 헌신하고 처음 선교 여행을 갔을 때였다. 그때 난생처음 세계 수십 개국에서 온 천여 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경험을 했다. 찬양할 때 앞부분은 영어로 찬양하고 후렴은 자막을 보며 여러 나라 언어로 찬양을 드렸다. 서로 다른 언어로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필자의 두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 천국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수십 개국에서 온 천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예배드리기만 해도 그렇게 감격스러운데, 만약 2백 개가 넘는 나라와 2만 개가 넘는 종족에서 구원받은 수십억의 사람들이 7천 개가 넘는 언어로 함께 하나님을 찬양한다면 그 광경이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이것이 바로 창세 전부터 하나님이 품으신 예배의 꿈이다. 필자는 이 하나님의 꿈을 꾸며 2006년부터 인도에서 예배 사역과 말씀 사역을 감당해왔다. 십 년 전만 해도 비자를 비교적 쉽게 받고 복음도 자유롭게 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선교사들이 비자발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필자의 가정도 비자 연장이 거절되어 인도에서의 장기 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꿈을 주셨다. 그것은 바로 국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민족 다문화 사역에 대한 꿈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선교사님의 소개로 위디선교회의 MMTS(이주민선교훈련학교) 23기 훈련을 받게 되었다. 매주 이주근로자, 유학생, 결혼이주민, 다문화 자녀, 난민, 탈북민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의 강의와 생생한 간증을 듣고 주말에는 사역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하면서 선교에 대한 새로운 눈이 열림을 경험했다. 우리가 가서 복음을 전해야 할 땅끝 미전도종족, 비자를 받고 들어가기 힘든 나라의 사람들이 바로 우리 곁에 와있는 새로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세계선교의 흐름은 미전도종족 선교시대에서 이주민 선교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는 신명기 10장 19절 말씀을 주셨다. 이 말씀 앞에서 처음 해외 선교사로 부르신 주님의 음성을 들었던 때처럼 가슴이 뛰고 흥분되기 시작했다. 필자는 단기선교와 선교훈련까지 합하면 약 20년 정도를 해외에서 나그네 삶을 살았다. 지금까지 총 네 번의 비자 거절과 한 번의 비자 연장 거절, 한 번의 출국명령서를 받아보았다. 어쩌면 이주민 사역을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시키신 것인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지금도 여전히 요한계시록 7장에서 열방이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예배의 꿈을 꾼다. 하나님께서 사역의 지경을 넓히고 계심을 느낀다. 앞으로 생수의 강이 흐르는 예배 사역과 생명의 떡을 나누는 말씀 사역을 통해 하나님을 아직 알지 못하는 열방의 이주민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그들을 예배자로 세우기를 원한다. 그들을 통해 세계 열방 가운데 또 다른 예배자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기 원한다. 이것이 하나님이 필자에게 주신 새로운 예배의 꿈이다.
최헌주 선교사 • G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