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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 이주민과의 대담



지난 2006년 한국으로 이주 온 나이지리아 이주민 페이스(Faith) 씨


나이지리

아 남부에 있는 델타 주(Delta State)는 나이지리아에서 원유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으로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주도는 아사바이며, 나이저강의 삼각주(delta)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 주에는 25개의 지방 정부가 있지만 치안과 납치 문제로 대한민국 외교부 지정 특별여행경보제도 적색경보 발령지역이기도 하다. 경기도 송탄에는 이곳 출신의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이주민이 살고 있다. 남편 그리고 세 아들과 함께 16년째 한국에 살고 있는 페이스(Faith) 씨이다. 본지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특집으로 페이스 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삶의 여정을 이야기해주세요.

저는 어릴 적부터 생활력이 강했습니다. 12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큰고모를 도우며 매일 일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땅콩을 심고 거두어 기름에 튀긴 후 거리에 나가서 팔았습니다. 이외에도 카사바(cassava)의 뿌리를 갈아서 건조시킨 다음 팜유를 섞어 큰 솥에 넣고 볶기도 했습니다. 이것을 가리(garri)라고 하는데, 서아프리카에서 주식으로 먹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이 고된 과정을 하루도 쉬지 않고 해왔습니다. 저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카사바를 곱게 찧어서 가루로 만들어 팔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든 식자재는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습니다. 도시에 나가서 미용 기술을 배웠고, 미용으로 번 돈으로 학교도 다녔습니다. 저는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습니다.


저는 신앙생활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리딤크리스천교회를 다니다 지금의 남편을 교회에서 만났고, 지난 2006년 교회 선교사역의 일환으로 한국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나이지리아 리딤크리스천교회의 지부가 세 곳이 있습니다. 이 교회에 현재 출석하면서 아프리카 이주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주민으로서 느끼는 한국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대부분 친절합니다. 그들이 좋은 이웃이라는 사실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황스러울 만큼 독특한 이웃들도 있지만, 대부분 성심껏 도와주려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저의 남편은 저보다 훨씬 눈치가 빠르고 민감한데도 저와 똑같이 말합니다. 세 아들은 이곳에서 태어나서 한국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좋은 점은 치안이 매우 좋다는 것입니다. 항상 안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은 꼭 하고 싶은데, 한국에는 기회가 많습니다. 만약 스스로 준비만 되어있으면 좋은 기회를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 살면서 불편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 세 아들은 모두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나이지리아 국적을 가져서 여러 제한이 뒤따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는데 부모의 국적을 따라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매우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가장 불편한 부분입니다.


아프리카 이주민으로서 한국에서 살아갈 때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도 그렇지만 대다수의 아프리카 이주민은 도전정신이 강합니다. 아니, 매사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에 담대하고 주저하지 않으며 적극적입니다. 이러한 점은 기회가 많은 한국에서 생활할 때 강점이 됩니다. 우리는 ‘하쿠나 마타타(스와힐리어, Hakuna matata)’란 표현처럼 긍정과 수용력을 지녔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불이익을 당해도,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It is a part of life)”하며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빈곤에서 터득한 생존력이 기회의 땅에서 강력한 강점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언어의 습득이 가장 어렵습니다. 아프리카 이주민 유학생과는 상황이 다르다 보니 이것이 오롯이 약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16년을 살면서도 한국어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의 아프리카 이주민이라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익히고 구사하는 데 대부분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한국사회에서 가동되고 있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첨단이며 새로운 시스템입니다. 그 시스템을 터득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근황과 기도제목을 알려주세요.

저는 매주 화요일에 ‘Bible Tuesday’ 시간을 가집니다. 우리 자녀들과 국제자녀들 및 한국 이웃 자녀들에게 스토리텔링을 통해 성경을 가르치고 찬양을 함께 부르는 시간입니다. 제 자녀들이 훌륭하게 통역을 해주어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국적과 관계없이 많은 아이들이 함께 즐거워하고 행복해합니다. 제 기도제목은 저의 고향인 나이지리아 델타 주의 사람들이 평화와 경제적 안정을 누리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이주민 정책이 더 발전해나가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한국이 전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의 이웃사촌 페이스 씨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일원으로서 정부의 정책과 수용국의 문화에 대한 입장을 주저 없이 이야기한다. 국내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가능성의 땅 아프리카와 기회의 땅 대한민국 간의 훌륭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도한다.


정리: 문창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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