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인구가 11월 15일 유엔 공식 발표 기준으로 80억 명을 돌파했다. 1800년대 초반 10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는 20세기 이후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2011년 70억 명을 돌파하고 11년 만에 80억 명을 넘어섰다. 그 사이 세상은 점점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다. 세기가 지날수록 극심한 빈곤과 기근, 아동 사망률, 아동노동, 범죄, 전쟁 희생자 수 등은 이전에 비해 모두 감소했다. 깨끗한 물과 위생의 개선으로 질병의 발생률은 감소했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류가 직면한 과제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환경오염과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있으며 동식물은 빠르게 멸종되고 있다. 곧 고갈될 화석 연료에 지나치게 의존한 대가로 기후 위기가 초래되었고, 이로써 생물 다양성, 식량안보, 식수와 농업을 위한 물의 접근 등에 역사상 가장 큰 위협을 받게 되었다.
유엔 경제사회부에서 인구 추정치를 감독하는 패트릭 걸랜드(Patrick Gerland)는 현 상황에서 기후 변화가 강력한 위협이란 사실을 인정하며, “단순히 현상을 유지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좋든 싫든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상황은 저절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의 인구 추이는 지역별로 다양한 편차의 인구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은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내년에는 인도에 추월당해 세계 인구 2위 국가가 될 것이다.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는 세계 평균 2배에 달하는 높은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매년 2.5%씩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유엔은 인구 증가 추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나이지리아·콩고·에티오피아·탄자니아·이집트·인도·파키스탄·필리핀 8개국이 2050년까지 늘어나는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걸랜드는 또한, “2050년에 생존할 사람들의 대다수는 이미 오늘날 생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구 조사는 여러 변동요인으로 인해 정확하게 예측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이제는 변동요인에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평균 기온이 2.5~3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온 상승은 곧 농업 생산량과도 연결되며, 심지어는 내전을 촉발하기까지 한다. 기온이 올라간 지역의 극심한 더위는 사람이 도저히 거주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도시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한 해안지역의 거주민은 이동이 불가피하다.
결국 기후 변화와 국제정세는 국가 간 이주와 세계 인구동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예상치 못한 재난이 앞으로도 발생할 것이며, 이민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 이전부터 미국과 서유럽의 인구가 대부분 이민에 의해 유지되어 온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고 있다. 더구나 이주민에게 배타적인 나라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존하는 이주민들의 현실은 매우 암담하다. 난민들과 어린아이들이 전쟁과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예멘, 레바논, 에티오피아, 시리아, 수단, 소말리아, 콩고, 미얀마, 이란 등이 그곳이다. 게다가 기아, 인신매매, 학대 등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일들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인구 80억 돌파의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이다.
유엔은 “이러한 불균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잘 관리된 국제 협력”이라고 말한다. 이에 앞서서 중요한 것은 차별받으며 아파하고 희생하는 이주민들을 향해 먼저 위로와 평안을 전하는 것이다. 주님의 성탄은 모든 민족에게 주시는 하늘의 선물이다. 차별 없이 모든 나라와 백성에게 전달되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평안이 80억 인구 모두에게 부어지기를 소망한다. 특히 이주민들에게 더욱 풍성하게 부어지시길 기도한다. 본지는 성탄의 달 특집으로 이주민을 위한 성탄의 메시지를 한국어·영어·중국어·네팔어·우즈베크어로 담았다.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