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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당한 성탄


위찬원주민교회를 나와서 집에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야 한다. 그러려면 반드시 간선도로 좌회전 차선에서 멈춰야 하는데, 그곳에서 보이는 큰 신호등 밑에는 허름한 옷을 입은 한 사람이 구걸하는 글귀를 적은 박스 쪼가리를 들고 언제나 서 있다. 그 모습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를 쓰다 보면 신호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항상 민망하게 흘러간다.


이 땅에 처음 성탄으로 오신 하나님의 영광 예수님도 그렇게 외면당하고 거절당하셨다.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요 1:10~11)


세상은 아무도 주님을 영접하지 않았다. 심지어 신호등 앞에 서 있는 분을 마치 봐서는 안 되는 사람처럼 여기듯이, 우리는 주님에게서 얼굴을 가렸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사 53:3)


그렇게 당신의 피조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신 주님은 이 땅에서 당신처럼 외면당한 자들을 찾아다니셨다. 그들 가운데는 “지옥의 땔감”이라고 여겨진 이방인도 있었고, 문둥병이 걸려 마을에서 외롭게 쫓겨난 자들도 있었다. 심지어 돈만 밝혔던 매국노 세리 삭개오 같이 인성에 문제가 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얼굴을 간절히 찾던 사람들은 그 누구 하나 거절하지 않으셨다.


목자가 잃어버린 양을 찾아 헤매듯이 주님은 그러한 자들을 계속하여 찾아 다니셨다.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서 무시당하고 거절당한 나와 같은 자를 찾으셨다. 할렐루야!


그런데 주님은 왜 그토록 간절히 나와 같은 죄인들을 찾아 다니셨을까? 그것은 우리가 당신의 멸망 당할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벌에 처할 자들을 하나님의 영광의 자녀로 삼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셨다. 그래서 독생자를 보내셨다. 그것이 바로 성탄이다. 십자가와 부활로 구속을 완성하신 주님은 나를 찾으셨고, 또한 나를 보내셨다. “예수께서 또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


주님은 우리로 하여금 무시당하고 외면당한 자들을 찾아내어 복음으로 그들을 섬기기를 원하신다. 이것이 외면당하신 아기 예수를 생각하며 성탄을 축하할 이유이다.


조용완 목사 • Cedar Tree Ministries(캐나다 장로 교단) Executive Director, Grace Native Mission 대표, Cowichan Grace Church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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