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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니”



해를 맞이하는 것은 가슴 벅찬 일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하지만, 그중 어떤 사람들은 회의적인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인생의 여정이 어려움으로 점철되어 계속되기에, 새해를 맞이하며 이런 상반된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비신자들에게는 단순히 삶의 연장일 뿐이겠으나, 성도들에게는 소망으로 가득 찬 믿음의 여행입니다. 성경에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막 4:35~41).


그리스도의 리더십에 대한 믿음


새해에는 희망과 불확실성이 함께 펼쳐집니다. 본문 속 예수님과 함께 항해하는 제자들의 이야기는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도전을 줍니다. 예수님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제자들로 하여금 호수를 건너게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가운데 스승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편”으로 여행하도록 초대하는 목소리에 반응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오래 전 갈 바를 알지 못한 채 말씀에 순종하여 떠났던 디아스포라 아브라함의 모습과도 일치합니다.


본문에서 마가는 삶의 역경과 위기의 순간에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예수님의 초대는 제자들의 믿음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35절) 이 초대의 방향은 명확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지시를 내리셨고, 제자들은 이미 저녁이 되었는데도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거리낌 없이 따라갔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의 움직임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주님이십니다. 비록 모든 이동이 순조롭지는 않지만,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것처럼 구원의 목적과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가야 할 정확한 장소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제자들은 배가 항해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습니다. 처음에 그들이 출발할 때 날씨는 분명히 평온했지만,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이 배는 우리가 생각하는 크고 안전한 유람선이 아니라 작은 나무로 만든 배에 불과했습니다. 날씨가 급변하면서 폭풍이 몰아치고 파도가 배를 거의 덮칠 뻔했습니다. 제자들은 위험을 직감했고,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자들이 솟아오르는 파도와 씨름하고 있을 때, 오히려 예수님은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40절)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항해하기 어려운 밤에 호수를 건너가도록 하신 이가 너희와 함께 있는데 무엇을 걱정하냐고 제자들에게 상기해 주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연약한 인간으로서 항해 중 닥칠 위기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늘 건너던 호수에서 갑자기 죽을 뻔한 것입니다. 제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그들의 스승이 무엇을 하실지, 할 수 있으실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걱정을 이해하시고, 그들이 버거워하는 핵심과 근원을 정확히 진단하셨습니다.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40절) 이것은 어부로서 항해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제자들에게 주시는 중요한 가르침의 순간이었습니다. 생명을 위협받는 경험은 그리스도의 리더십을 의지하는 것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그러한 경험을 통해 믿음의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믿음


그리스도의 주권은 위기의 순간에 명백히 드러납니다. 인간의 한계 가운데 제자들은 어려움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와 동행하면서, 이 배를 타고 항해하기 전까지 이와 같은 위험의 순간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무엇을 하실 수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지식은 큰 파도에 위협을 받는 그때에서야 비로소 믿음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주권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이 상황은, 이 시대의 디아스포라 이주민에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서 새해로 건너가는 이 순간, 느닷없이 닥칠 모든 위협 속에서 삶과 시간의 주인이 되시는 주님의 주권을 믿고 의지하기를 축원합니다.


황덕영 목사 • 본지 고문, 국제디아스포라센터(iCDM) 이사장, 새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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